여기는 베트남, 하롱베이 배 안.
1박 2일 투어 일정으로 하노이를 출발해, 4시간을 봉고 버스로 달렸다.
하노이 시내 여러 여행사를 돌며 여행자들을 태웠다. 버스 안에는 중국, 캐나다 다문화 가족과 일본인 커플, 일본계 스위스 일행, 그리고 한국인이 있었다.
여행을 다니다 보면 세계 각국 여행자들과 함께 하게 되는데, 각 국의 특징이 나타난다.
다문화 가정의 중국인 아저씨는 캐나다에서 쭉 살아서 그런지 훌륭한 발음에 영어가 아주 유창했다. 그리고 말하는 것을 아주 좋아하는 듯 했다.
일본인 커플은 자기네 둘만 얘기하는 것을 좋아하며 조용조용히 말했다. 그러나 말을 붙이면 많이는 하진 않지만 웃으면서 얘기를 한다.
일본계 스위스인들은, 남2에 여 2였는데, 자기들 일행끼리만 말을 하며 어울리는 것을 싫어했다. 그리고 자신들이 유럽에서 왔다는 것에 대해 굉장한 프라이드를 갖고 있는 듯 했다. 외모는 완전한 아시안이었는데도 불구하고,
같이 간 동행 중 한 명은 활발한 성격이라, 그 일본계 스위스 일행에게 관심을 보였다. 어디서 왔느냐,, 등의 질문을 하였는데, 그들은 스위스, 독일어를 쓴다는 것만 말하고 모른척 하였다. 그 중 한명은 내 스타일이었는데, 친해지지 못해 매우 아쉬웠다.
하롱베이에 도착해 모두와 헤어지고 우리 한국인 동행만 다른 배로 갈아탔다. 새 배를 타니, 프랑스 인, 싱가폴 인, 영국인, 우리가 만났다.
찌는 듯한 더위에 나는 오만상을 찌푸리며 연신 땀을 닦으며 부채질을 하였다. 선풍기 배라 너무 더웠다.
우리가 탈 배이다. 이거 서커스도 아니고, 부두에서 저 나무 널빤지를 건너서 배에 타란다. 내가 맨 처음 건너고 찍은 사진이다. 저 밑에 내 짐도 보인다.
햇살이 뽀샤시하게 비치지만, 후덥지근 사우나이다. 여기서도 각 나라별 인간들을 분석한다.
싱가폴, 한국인 일행을 제외한 나머지는 프랑스, 영국 모두 유럽인들이다. 오후 쯤에 배를 바다에 한 가운데 세우고, 수영시간을 준다. 서양인들은 모두들 수영복으로 갈아입고서는 배 위에서 모두들 다이빙을 한다.
여자건, 남자건, 나이가 많건, 적건 다들 풍덩풍덩 뛰어내린다. 반면 우리 에이지언들은 마냥 구경만 한다. 싱가폴 남 3인, 한국 여 3인은 부러운 듯 다이빙 하는 모습을 바라만 보고 있다. 하고 싶긴한데, 용기가 안난다. 식사를 같이 했던 프랑스 아줌마는 나에게 왜 안하냐면서, 너무 재밌다고 해보란다.
나는 무서워요~ 라고만 하고 말았다.
이것이 동양과 서양의 차이인가~
해가 지고나서 다들 배안과 위에 올라가 쉬고 있다. 같은 배에 타고 있으면서 서로들 통성명도 하지 않았다. 그냥 눈길로만 서로 어디서 왔는지, 어느 나라 사람인지 궁금해하고 있었다. 간간히 옆 테이블의 싱가폴 남과 영국 남이 우리가 어디서 왔는지, 추측하는 대화가 들렸다. 또 뒤쪽의 프랑스 일행들이 쟤네 일본애들이야?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처음에 서로 어색해하고 궁금해하는 것은 전 세계 공통점인것 같다.
배 옥상에서 누워 있는데, 옆 쪽에 싱가폴 남들도 누워 있었다. 동행은 자꾸 나에게 그들에게 말을 걸어 보라면서 채근한다. 나는 아~ 나중에 나중에 할게,,하다가 자리를 피해버렸다. 나중에 올라가보니 동행이 용기를 내어 그들에게 말을 걸어 대화를 하고 있더라.. 그들은 싱가폴에서 왔으며 나이는 내 또래라고 했다. 헉.. 그들은 싱가폴 항공, 은행, 샐러리맨이라고 하였다. 좋은데~ 내가 하노이에서 사온 용과를 잘라 나누어 주었더니, 자기네는 많이 먹는다고 우리보고 다 먹으란다.
바람 한 점 안 부는 바다 위에서 후덥지근한 공기 때문에 잠도 오지 않는다. 다행이 나는 방을 혼자 쓰게 되어, 아예 홀딱 벗고 누워 잤다. 그래도 너무 더웠다. 멍청한 것들이 그 더운 나라에, 배의 방안에 침대에는 면 시트, 솜이불을 세팅해 두었다. 정신 나간 것들 아니니.. 대자리라도 깔아 두었으면 그나마 시원했을 텐데,,
원래는 방안에 팬이 없었는데, 직원에게 말하니 배 홀에 있던 먼지 잔뜩 묻은 것을 떼서 방안에 달아 주었다. 그 더러운 것을 침대 위에다 얹혀 두니, 침대 시트가 까메 졌다. 더운 것도 짜증이 나는데, 시트까지 더러워져, 직원에게 바꿔 달라니,, 이 멍청한 것이 베게 커버만 달랑 주었다. 어차피 더워서 깔고 자는것도 무리여서 다 걷어내버리고 잤다. 어찌 잠이 들었는지, 지금은 상상이 안간다.
배 안에서 나오는 음식은 여러가지 요리들이 몇 접시가 나와, 테이블의 사람들이 나눠 먹게 되었다. 나오는 요리들이 가격대비 괜찮았다. 그런데, 물, 음료는 전혀 제공되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는 모든 음료를 사먹어야 했다. 그리고 미리 사갔던 물, 음료는 냉장고가 없어 미지근해 먹지도 못하였다. 동남아 여행을 가시는 분들, 물 걱정을 하여 미리 사가는 행동은 절대로 하지마라, 가져가도 미지근해 먹지도 못한다. 그냥 좀 비싸더라도 거기서 사먹는게 훨씬 시원하니 좋다.
다음 날, 아침이 되니 싱가폴 아이들이 제일 먼저 일어나 있었다. 나도 너무 더워 일찍 잠이 깨 샤워를 하고 옥상으로 올라갔다. 옥상에는 싱가폴 남자 한명이 누워 있었다. 나도 누워서 바다를 보다가 깜빡 잠이 들었다. 떠오른 햇살이 따가워 잠을 깨니 사람들이 하나둘씩 옥상으로 올라온다.
갑판에서 바다 구경을 하다 보니, 영국애들이 널어 놓은 바지 두 벌이 보인다. 빨강, 남색이 걸려 있었다. 갑자기 바람이 휙 불더니, 빨간 바지가 저 멀리 날려갔다. ~
"니 바지 날려갔어" 라고 하니 ,,, " 날려갔어? 이런" 하믄서 이미 날아가버린 바지를 찾으러 간다. 남아있는 사람들이 모두 웃었다. 이게 그들과 나눈 대화의 전부이다.
배에서 모두 헤어질 때는 다들 인사도 하지 않고 그냥 돌아선다.
인사를 할려고 준비하고 있었는데, 어찌 어찌하여 하지 못하였다.
지금와서 드는 생각은 좀 더 쑥스러움을 버리고, 그리고 용기를 내어 그들에게 다가갔더라면 더 즐거운 선상여행이 되었을 거란 것이다.
다음 여행에서는 더 적극적으로 , 더 재미나게 신나게 놀아 볼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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