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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국내 여행

벌교, 꼬막 정식이 얼마나 맛있나 보자.

2010년 8월
순천 선암사에 들렸다 역전 파출소 건너 편 편의점과 약국 앞에서
88번 버스를 타고 약 30~40분을 달려 보성에 도착하였다.
순천 아랫장(시장)에서 복숭아가 너무 싸고, 그 동안 제대로 과일 한 번
못 먹어 봤기에 한 봉지를 사서 한 손에 들고, 버스를 탔다.
노을이 어슴푸레 깔릴 즈음 버스를 탔기에 보성읍에 도착하니 벌써 8시가 다 되었다.
어두워진 보성읍에서 좀 더, 맛있고 합리적인 가격의 꼬막 식당을 찾고 싶었지만,
같이 간 원영이는 어두우니까 아무 보이는데나 들어가자고 재촉했다.

아~ 이래서 여행은 혼자 와야 하는건데....
하지만 이런 배려의 귀찮음에 대한 반대급부로 외로움과 어둔 밤 혼자라는 열세에서 벗어 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
원영이에게 감사의 뜻을 표할 겸, 아무 보이는 식당에 들어갔다.

들어가는 입구 부터 각종 3사 방송에 나왔다는 화려한 광고가 부착되어 있었다.
축구 국가 대표 선수들과 감독과 함께 찍은 사진부터 의원들과 함께 찍은 사진까지...

나 처럼 우연찮게 여기에 들려듯이 이 사람들도 우연찮게 들려 찍게 된
사진이라면 이 집은 꼬막에 대해서 잘하는 집이라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각설하고,,, 아래는 이 집의 차림표이다.
사전 조사한 벌교 꼬막정식 집 중 가장 높은 가격을 받던 집이었다.


늦은 저녁이어도 많은 사람들이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고 있었다.
주문한지 오래지 않아 상이 차려졌다.
1인당 15000원에 5가지 꼬막 요리를 맛 볼 수 있는데, 나는 참 불합리하다고 생각이 드는 것이 우리나라 대부분의 식당은
같은 메뉴를 주문하면 상대방과 싫든 좋든 같은 그릇에 요리를 즐겨야 한다는 것이다.
레스토랑이나 식당에서 2인분을 내는지, 1인분을 내는지 어떻게 알겠는가 말이다.
그리고 왠지 정성이란 것과 대접받고 있다는 것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말이다.
귀찮으니 한 냄비, 접시에 같이 드슈... 하는 이런 느낌을 받는다.
나는 돈 15000원에 유별나게도 말이다.

가운데 뚝배기는 꼬막탕이다. 국물이 조개국물이라 시원한 맛이 난다.
탕의 오른쪽 바로 옆은 꼬막무침으로 밥에 넣어, 상에 준비된 김가루, 참기름과 함께 비벼 먹는 것이다.
점원이 다른 나물은 넣지 말고 오직 꼬막무침만 넣는 것이 맛있다고 말해주었다.
새콤달콤하게 맛이 있다.
제일 왼쪽 세칸으로 나누어진 접시 중 윗쪽이 꼬막 회다. 꼬막 조개껍질을 열어 양념으로 간을 한 것이다.
떼어 먹고 손을 닦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꼬막 무침 옆에는 꼬막전이다. 이 것이 제일 괜찮았다.
꼬막무침과 전 밑에는 통꼬막이다.
입이 벌어지지 않아 직접 손이나 숟가락으로 벌려야 한다.
숟가락으로 열기가 번거로워 결국은 다들 손톱을 끼워 벌리거나, 손가락에 힘을 주어 연다.
열다보니 손톱이 다 깨져버렸다.


1박2일의 영향으로 벌교의 꼬막 정식이 엄청 인기가 많고 식당을 찾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그래서 꼬막 정식의 가격도 몇 달 사이에 몇 천원 씩 인상이 되었다고 한다.
속초의 생선 구이 집과 이 꼬막 정식 처럼 그 지방을 대표하거나 맛이 있는 집이 방송을 통해서
알려졌을 때, 그 지방이나 음식점이 살아나고 홍보의 효과도 있지만 그에 반해
바빠진만큼 왁자함 속에서 일반인들이 받는 정감이나 맛과 기분은 줄어드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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