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2008년 여름 홍콩, 마카오
홍콩,, 그 첫번째
최박사
2009. 7. 28. 23:19
자리가 나 2층으로 올라갔다. 자리가 띄엄띄엄 나서 우리 둘은 따로 앉았다. 이게 티비에서만 보던 그 홍콩의 거리인가.. 키가 높고 낮은 네온사인 간판들이 바로 눈 앞을 지나쳐 간다. 아 ~ 드디어 홍콩이다.
같은 비행기를 타고 왔던 한국의 한 남자는 우리에게 자신은 은행원인데 연차를 내고 혼자 왔다고 한다.
예약한 그린 하우스를 찾는데, 어딘지를 몰라 한참을 헤매였다. 자정이 넘은 홍콩의 침사추이 골목은 좀 무서웠다. 불빛이 밝았지만, 여기저기 서 온 사람들의 모습은 우리를 주눅들게 했다. 터번을 두른 이슬람 권의 사람들, 필리핀 계열의 사람들, 퀴퀴한 냄새가 나는 골목들..
쓰레기 통을 비우고 있던 청소부 아저씨에게 길을 물었다. 아저씨, 모르시면 대충 모르겠다고 하시지,, 우리가 미안할 정도로 성심껏 가르쳐 주려고 하신다. 자신의 핸드폰을 꺼내어 민박집에 전화를 걸어서 물어보시고,, 자신의 나라를 찾은 외국인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려고 했나 보다. 홍콩은 외국인이 많이 찾는 국제 도시라 현지인들은 외국인에게 별 관심이 없을 줄 알았다. 그러나 내가 만난 홍콩 사람들은 낯선 이방인에게 상당한 관심을 보였고, 잘 해주려고 하였다.
하여튼, 어찌어찌하여 민박집을 찾았다. 생각했던 것과 너무 달랐다.
좁디 좁은 건물과 낡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니,, 철창이 처진 문이 나타났다. 두드리니 나이 든 여인이 문을 열어주었다. 그리고는 조용히 하라는 듯 집게 손가락을 입으로 가져다 대었다. 좁은 복도를 지나 구석에 있는 끝 방을 안내해주었다. 바로 옆에 붙은 화장실 겸 욕실을 보여주었는데, 헉.......... 이거 한 사람이 들어가 서면 꽉 차는 정도의 욕실이었다. 이런데서,, 어떻게 사람이 사는지,, 충격을 받아 우리는 한숨을 쉬었다. 방도 너무 코딱지 만해 이거 이대로는 며칠을 못 견딜 것 같았다. 한국에서 이 방을 3일을 예약하고 나머지 하루는 좋은 호텔을 예약하고 왔다. 그런데 도저히 여기서는 3일을 있기 힘들었다. 구경하다 힘들면 편히 쉬어야 하는데, 여기서는 떠들지도 못하고 편히 씻지도 못할 것 같았다. 그래서 우리는 주인 아주머니가 듣지 못하게 작은 소리로 오늘만 여기서 자고 , 내일 아침 일찍 나가서 호텔을 알아보자 라고 하고 잠이 들었다.
더운 나라라 그런지 작은 방일지라도 에어컨 만은 빵빵하게 틀어졌다. 아침 7시가 되니, 주인 아주머니의 밥하는 소리가 들렸다. 씻고 나서 거실로 나가 아침을 먹었다. 다른 방의 여행객들도 나와 둘러 앉았다. 이거 그런데,, 어딜가나 여자들만 득실하니.. 무슨 굿이라도 해야 할 판이다. 서로 인사를 하고, 어디가 좋은 지, 어딜 가는 지를 이야기했다.
어제 본 나이든 여 주인은 진짜 주인이 아니가 보다. 북한말을 쓰시는 것 같기도 하고, 민박집을 관리하는 사람인 것 같다. 아무튼 이 아주머니가 아침을 차려 주셨는데, 재료와 양념이 한국의 것이 아니라 그런지 조금 색다른 아침밥이었다. 그래도 든든하게 먹을 수 있어 좋았다.
우리는 죄송하지만 숙소를 옮겨야 겠다고 말씀을 드리고, 허겁지겁 민박집을 나왔다. 이런.. 급히 나오느라 나의 예쁜 시계를 두고 나왔다. 찾으로 가리가 생각은 했지만, 노는데 바빠 결국 그 아이를 홍콩에 두고 떠나왔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