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2014년 여름 이탈리아
은행에 갇혔다.
최박사
2014. 8. 25. 22:35
로마에서 셋째날.
콜로세움과 포로노 로마를 관람하고 점심 식사를 하려고
베네치아 광장 쪽으로 내려왔다.
여행 친구가 길을 알아보러 간 사이
너무 더워 횡단보도 바로 앞에 있는 BNP 은행 자동화 코너로 들어갔다.
내부에서 어떤 커플이 나올 때 쏙 들어갔다.
뜨거운 로마의 햇살을 시원한 실내에서 잘 피하고 더위를 잘 식혔다.
사단은 지금부터다.
친구가 은행 앞으로 돌아와 나를 찾는다.
나는 나가려고 문 앞에 섰다.
안열린다. 뭣 때문인가.
옆 쪽에 있는 유리문으로 가서 앞에 섰다.
안열린다. 뭣 때문인가.
친구는 나를 찾아 두리번 거린다.
나는 유리문을 두들기며 '나 여깄어.' 라고 외치지만
친구는 듣지 못한다.
난 어떻게 나가야 하는가.
급작스럽게 멘붕이 온다.
.
.
.
.
.
그 때,
문이 열린다.
다행이다.
한 커플이 비번을 누르고 들어온다.
기회는 이 때 뿐이다.
나는 나가야 한다.
반드시.
다행이다.
정말
당신들이 있어서.
그 때 그 시간에.
유럽 여행에서 덥다고 함부로
은행 ATM에 들어가지 마시길..